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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만 크면… 황혼이혼에 이어 이젠 대입이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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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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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만 크면… 황혼이혼에 이어 이젠 대입이혼!
최근 자녀의 대학입학을 기다려 이혼하는 이른바 ‘대입이혼’이 늘고 있다. 남편이 정년퇴직하기만 기다렸다 이혼하는 ‘황혼이혼’보다 20여 년이 앞선다.
case 1 아이들이 판단력이 생겨야 내가 이해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10억대 자산가인 박상우(50대·가명) 씨와의 이혼을 원하는 아내 이희정(40대·가명) 씨. 초혼인 그녀는 재혼한 남편 박상우 씨의 전처소생 두 아들을 대학까지 보내놓고 이혼 신청을 위해 법원을 찾았다. 두 아들 모두 명문대학에 입학시킨 그녀는 그간 숙제를 마무리지었으니 이제는 이혼할 수 있게 되었다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결혼 후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았고, 이씨는 아이들과의 생활을 위해 직장에 다녀야 했다. 남편 박씨도 돈은 벌지만 생활비를 일절 주지 않았던 것. 더욱이 남편의 돈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면서 생활비 이야기만 꺼내면 폭력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씨는 결혼이 자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가정을 깨지 않기 위해 이 모든 것을 참아냈다. 가족들이 외식을 할 때도, 함께 여행을 가서도 남편의 지갑은 열리지 않았고 그때마다 빠듯한 생활비를 쪼개 이씨가 돈을 냈다. 두 아들은 물론 시부모까지 모셔야 했던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고 난 후 이혼을 해야 아이들이 자신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시부모의 유산으로 남편 박씨는 10억대 자산가가 되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남편의 돈에 대한 집착은 더 커져만 갔다. 큰아들의 결혼식이 있고 얼마 후 막내의 대입 합격 소식을 전해들은 이씨는 일주일 후 이혼 청구 소송을 냈다.
case 2 체면 때문에 참고 견뎠지만 이젠 내 인생을 찾겠다
한수경(50대·가명), 왕지준(50대·가명) 부부는 둘 다 서울대를 졸업한 고학력자다. 한수경 씨는 약사, 왕지준 씨는 자치 행정부 국장 출신의 고급공무원으로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20여 년의 결혼생활 동안 남편 왕씨에게 한씨가 받은 생활비는 고작 200여만원. 재혼 후 딱 한번 받아본 게 전부이다. 아이들이 다섯 살, 여섯 살이던 해에 한번 이혼한 경력이 있다. 당시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고 한씨는 약사로 일하며 남남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연녀가 사라지자 왕씨는 아이들을 앞세워 한씨가 일하는 약국으로 찾아왔다. 생활비도 안 주고 의처증까지 있던 남편을 떠나 살려니 아이들이 눈에 밟히긴 했어도 편안했다. 그러나 눈물범벅인 아이들을 보는 순간 마음이 약해져 버렸다. 재결합전 한씨는 남편 왕씨에게 생활비 지급은 물론 의처증세를 고칠 것을 문서화했지만 한 달여가 지나자 이내 예전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후 폭언과 폭력, 외도가 잦아지기 시작했고, 한씨는 남편에 대한 기대나 사랑을 포기한 채 아이들만 바라보며 살기로 마음먹었다. 한씨는 이후 부동산 투자를 통해 100억대 자산가가 되었다. 자신의 월급으로 남편의 박사과정 공부도 지원해주며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남편 역시 퇴직 후 주식투자로 상당한 재산을 축적했다. 재산이 많아지자 다시 외도를 시작했다. 외도 중인 여자가 좋다며 함께 살아야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남편이 미워서 한마디 했다가 골프채로 맞아 5주 진단을 받았고 그 길로 이혼청구 소송을 냈다.
사실 그녀는 막내가 결혼할 때까지 기다렸다 황혼이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체면보다 자신의 인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결혼 전인 자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제는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누리고 싶다며 쓸쓸히 뒤돌아섰다.
▲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지난해 접수한 전체 이혼 상담 건수인 8460건 중 40, 50대 부부의 상담 건수는 4454건으로 절반이 넘는 52%를 차지하고 있다.
case 3 남자도 대입, 황혼이혼을 생각한다
강남에 사는 박건영(50세·가명) 씨는 얼마 전 변호사 사무실에서 이혼문제로 심각하게 상담을 한 적이 있다. 박씨는 소위 말하는 매 맞는 남편. 사실 말이 매 맞는 남편이지 힘이 없어서 맞는 게 아니다. 박씨는 중견기업의 부장으로 곧 이사로 승진하게 된다. 그의 고민은 아직 아이들이 어린 데 있다. 결혼을 늦게 해서 아직 아이들이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것. 결혼 직후부터 잘못된 판단이라 느꼈지만, 자신이 잘하면 될 것이라 생각하고 노력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부인이 집착이 강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성질을 못 이겨 남편에게 덤벼드는 통에 하루하루가 괴롭고 지친다. 얼굴과 가슴에 언제나 손톱자국을 달고 다니는 박씨는 간절히 이혼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혼 이후 아이들에 대한 양육과 경제력 없는 아내에 대한 고민으로 머뭇거리고 있다.
“아이들이 좀 커서 사회생활을 할 정도의 성인이 되면 이혼을 다시 고려해볼 생각이다. 지금은 아이들도 어리고 아내도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이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으니 일단 별거라도 할까 생각 중이다.”
박씨는 부모가 고생을 많이 했고 장남이었기 때문에 조건을 보고 결혼했다고 밝혔다. 부모를 잘 모실 만한 사람을 골라 결혼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호소하며 사랑과 믿음 없는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부모님만 잘 모시면 된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학력도 낮고 집안일도 잘할 것 같은 여자를 골라 결혼했다. 그게 문제가 된 것 같다. 이런 내 생각이 깨지자 부부 사이에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 조건으로 만든 결혼생활은 결코 평탄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조건보다는 배우자의 성품이나 서로의 믿음 등이 더 중요하다. 너무 늦게 깨달았다.”
case 4 아이들이 성인이 되자 이혼을 권했다
50대 강주은(가명) 씨는 출가한 세 딸과 대학에 다니는 아들을 둔 주부다. 그간 남편이 종종 외도를 하긴 했어도 모른 척 지나치며 가정을 깨지 않으려고 했다. 얼마 전 딸 집에 갔다가 자고 오려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자려고 누웠지만 남편의 식사와 출근이 걱정돼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남편은 낯선 여자와 함께 있었다고 한다. 간통현장을 잡은 그녀는 경찰을 불렀고, 경찰 사이렌 소리에 놀란 남편은 부리나케 도망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즈음 막내딸의 결혼식이 있었고 며칠간 연락두절이던 남편이 나타났다. 남편은 식장에서 사진도 찍지 않고 축의금을 챙겨 사라졌다. 딸들이 이런 남편의 모습을 보고 엄마에게 이혼을 권유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남편은 딸들의 시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친딸이 아니며 친자확인이 필요하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강씨는 이런 상황들이 우습게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지 못한 것에 대해 괴로워하고 있다.
대입이혼 얼마나 늘었나?
대입이혼은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는 것을 말한다. 4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까지의 부부들이 그 유형. 이들 부부들은 “이혼하고 싶었지만 공부하는 아이에게 스트레스 주고 싶지 않아 참았다”고 말한다. 그러다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하거나 성인이 되면 이혼 결심을 굳힌다. 현재까지 협의이혼의 가장 높은 비율은 ‘황혼이혼’이다. 그 뒤를 불륜이혼과 대입이혼이 따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9월 현재 대입이혼은 전체 이혼율의 15%를 웃도는 수치를 보이며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12만5032쌍으로 2005년에 비해 2.7% 감소했다고 한다. 특히 2005년 3월 성급한 이혼을 막기 위해 ‘이혼숙려제’를 도입한 이후 이혼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전체 이혼율에 비해 65세 이상 노년 부부의 황혼이혼은 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2006년부터 45~54세 중년 부부의 이혼도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들 중년 부부의 이혼율은 2005년보다 10.1% 늘었고, 50~55세 여성 역시 16.9%가 더 이혼했다. 이들 여성들이 20대 중후반에 결혼해 30대까지 자녀를 낳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40, 50대 여성의 이혼 시기는 자녀의 대학 입학 시점과 맞물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중년 부부의 이혼을 두고 ‘대입이혼’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지난해 접수한 전체 이혼 상담 건수인 8460건 중 40, 50대 부부의 상담 건수는 4454건으로 절반이 넘는 52%를 차지하고 있다.
대입이혼 왜?
대입이혼의 가장 큰 원인은 결혼 초기부터 있던 부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덮고 지내는 것. 결국 자녀가 학업을 끝마칠 수 있도록 최대한 참고 있다가 입학 소식을 듣기가 무섭게 이혼서류를 들고 법원을 찾아간다. 두 번째 원인은 가족에게서 소외됐다는 박탈감이다. 결혼 20년차쯤 되면 제2의 인생에 대한 갈망이 찾아온다고 한다. 아이들도 크고 남편은 사회생활로 바빠 가정에 소홀해지면 아내는 혼자 남았다는 박탈감이 들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2의 인생, 독립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결국 이혼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혼을 하는 부부들은 쉽게 세 가지 연령대로 분류된다. 결혼 1, 2년차의 젊은 부부와 아이들이 조금 커서 손이 덜 가고 엄마가 절박할 경우인 40대 부부, 애들 다 키워두고 평생 참아오다가 막내가 대학에 입학하거나 결혼할 때 이혼하는 50대 부부 이렇게 나뉜다. 40, 50대 부부들의 이혼율이 늘고 있는 실정이나 아직은 자녀들 결혼까지 마친 황혼 이혼율이 더 높은 상태다. 그러나 이런 추세로 계속 간다면 대입이혼이 황혼이혼을 앞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세태에 대해 이혼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조혜정 변호사는 “결혼 자체를 너무 경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때로는 너무 사소한 문제로 찾아와 이혼상담을 해 안타깝다고 털어놓는다. 다행히 이런 경우 ‘이혼숙려제’로 조정이 되는 사례가 많다.
“20대의 고비를 넘긴 부부들은 성격 차이와 갈등을 넘겼기 때문에 다시 안정기에 들어선다. 그러나 30대가 넘어가면서 서로 지겨워하고 둘 중 한 명이 외도를 시도한다. 이때는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참다가 40대를 기점으로 7~8년을 참고 살았는데 계속 생활을 이어가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시기부터 부부관계가 거의 없어진다. 심각한 부부는 10년 동안 부부관계를 갖지 않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이혼의 가장 심각한 원인인 폭력과 외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혼 전문 변호사가 말하는 대입·황혼 이혼 sos
▲ 영화 ‘밀애 ’의 한장면
대입이혼, 황혼이혼 모두 오랜 기간 너무 참다가 폭발하는 경우다. 상대의 문제를 파악했을 당시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결혼 초기에는 기 싸움도 많이 하고 생활패턴의 문제로도 많이 부딪친다. 이때 효과적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면 자존심이 상해서 더 이상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이것이 원인이 돼 부부간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두 사람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주변에 알리고 상담을 통해 더 발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혜정 변호사는 상대의 폭력과 폭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권한다.
“결혼생활 중 가장 당황스러운 것이 상대의 갑작스런 폭력과 폭언이다. 그러나 당황하거나 움츠러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항하도록 하자. 만일 상대의 폭언과 폭력 수준이 심각하다면 주저 말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 경찰을 부르면 창피하기도 하고 부부관계를 완전히 망쳐버린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폭력성이 있는 사람일수록 경찰이나 제3자의 개입에 움츠러드는 성향이 강하다.”
만약 폭력을 당했을 때는 반드시 사진을 찍어두고 병원의 진단서를 받도록 하자. 물건을 깼을 경우도 사진을 찍어두도록 한다. 폭언이 심하다면 녹취를 하도록 하자. 물론 이 같은 경우는 이혼을 고려한 최악의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즉각 정신과나 부부상담소 등을 찾아가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이혼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피치 못하게 이혼을 결정했다면 위자료 등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자녀가 미성년이 아닌 경우 양육비 지급을 청구 할 수 없다. 재산 분할은 재판을 통해 부부가 살아온 기간 동안 취득한 재산을 균등하게 나눌 수 있다.”
대입·황혼이혼,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가?
▲ 영화 ‘해피엔드 ’의 한장면.
젊어서 이혼하는 사람들은 재혼이나 안정적인 경제활동으로 새로운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대입·황혼 이혼의 경우 금전적 불안정한 상태가 많아 이혼에 대해 후회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가정법원이 올해 3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혼 후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 46%가 외로움과 고독감을, 40%가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다. 특히 이혼여성의 60%가 이혼 후 생활이 더 힘들어졌다고 대답했다. 또한 이혼 기간이 늘어날수록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후 혼자 생활하는 기간이 5년 이상 된 남녀 60%가 이혼에 대해 후회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50대 초반에 상대방의 오랜 외도로 대입이혼을 결심한 이모(60대) 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참을 수도 있었을 텐데 후회도 된다. 여자가 혼자 산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초라한 것인 줄 그때는 미처 몰랐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이혼보다는 별거나 상담 등을 통해 부부간의 간격을 좁히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혼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다른 방법을 강구해볼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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